“딸이 놀림 당할까봐~” 아빠가 미소 짓는 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딸
KBS 휴먼 다큐멘터리 ‘동행’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 하였습니다.
질병이나 파산, 실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삶의 나락에 떨어지게 되었지만,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 하나로 희망을 꿈꾸는 우리 이웃의 치열한 모습’을 담아 내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부모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는 자녀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일찍부터 생계 전선에 나가야 해 꿈을 포기한 사람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가 되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에 나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희망을 줬던 주인공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많이 궁금한데요,

지난 시간 뇌성마비 아빠 둔 9살 수연이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쁘게 일하고 있는 아빠는 학교에 간 9살 딸 수연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딸아이가 크레파스를 두고 왔다며 가져다 달라고 하였는데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빠는 이웃 아주머니에게 부탁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빠는 자신의 모습이 딸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는 게 가장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아빠의 생각과는 다르게 수연이는 아빠가 직접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 딸의 부탁에 학교에 도착했지만 아빠는 구석에 숨어있습니다. 이 모습을 발견한 딸은 “아빠 왜 여기 있어?”라고 말한 뒤 아빠의 손을 잡고 친구들에게로 데려가 소개를 하였습니다.


자랑스러운 자신의 아빠를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기어코 아빠를 친구들 앞에 세운 딸은 “얘는 민정이고 얘는 해미고 얘는 유진이야”라며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딸에게 아빠는 뇌성마비를 앓는 아빠가 아닌 최선을 다해 사는 아빠였습니다.

아빠를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딸은 “아빠가 미소 짓는 게 세상에서 가장 좋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제야 딸의 진심을 알게 된 아빠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한 번 찾아가 볼걸… 나 혼자만 착각했나 보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습니다.

2016년 ‘새롭게 품은 아빠의 꿈’ 편에 나온 뇌성마비 아빠와 그의 딸 수연이의 모습입니다. 딸 수연이는 그런 아빠를 ‘제일 멋지고, 착하고, 1등’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이 사연이 방송을 탄 후 딸의 씩씩한 모습에 흐뭇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20년, 동행 제작진이 수연이네를 다시 찾았습니다. 수연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됐고 여전히 씩씩한 모습으로 전교회장까지 맡고 씩씩한 모습이었습니다.
남의 집 소를 돌보던 아빠는 ‘고맙소’라는 이름을 가진 소를 후원받았습니다. 고맙소를 잘 키워 다섯 마리까지 늘려 대식구로 만들었습니다.
동네 공업사에서 용접을 배워 작은 공업사도 차리며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또 4년 전 딸의 마음을 알게 된 아빠는 더 이상 숨지 않으며, 딸의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고 합니다.


가족이란 사랑과 믿음이 있기에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몸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거나 직업의 귀천 유무를 따지기 전에 누구나 소중한 사람인 걸 아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